장안동 레미안 2차. 시공 전 그 집은 ‘오래된 아파트’가 아니라, 시간이 가구와 문에 눌러앉은 집이었습니다. 싱크대는 얼룩과 흠집이 층을 이뤄 부엌을 그늘지게 했고, 방문들은 같은 세대인지 헷갈릴 만큼 톤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손잡이는 더했습니다. 분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사가 녹슨 정도가 아니라, 세월이 손잡이를 문짝에 고정시켜 버린 상태였습니다.

<시공전> 그래서 이번 작업은 부분 보수가 아니었습니다. 싱크대 상판과 도어 라인을 정리하고 필름으로 면을 다시 만들었고, 집 안 문들은 손잡이를 억지로 뜯지 않은 채 문짝 전체를 한 결로 입혔습니다. 떼어지지 않는 하드웨어를 장애물로 두지 않고, 그 위에 집을 다시 그리듯 시공했습니다. 부엌에서 복도로, 복도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색과 선을 하나로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시공후>

<시공후> 끝나고 난 집은 같은 평면도인데 다른 집이 되었습니다. 싱크대는 낡은 작업대가 아니라 부엌의 중심처럼 보이고, 문들은 제각각이던 얼굴이 아니라 하나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골조는 그대로입니다. 철거도 없습니다. 그런데 공간의 인상은 바뀌었습니다. 오래됨이 지저분함이 아니라, 정리된 배경이 된 것입니다.

<시공전>

<시공후> 환골탈태란 뼈를 바꾸고 태를 바꾸는 일입니다. 이번 시공은 벽을 허물지 않고도 그 일에 가까웠습니다. 손잡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다만 이제 그 손잡이가 낡은 문의 증거가 아니라, 새로 태어난 문 위의 점이 되었습니다.

<시공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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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필름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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